니들이 Disagree & Commit을 알어?

(오래된 광고 패러디. 신구 선생님 건강하세요.)

몇~년전에 팀에서 엔지니어들이 코딩 컨벤션을 정하는 미팅에서 제가 크게 화를 낸 적이 있었어요. 그냥 화도 아니고 정말 고래고래 소리치면서 뒤엎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요.
(물론 나중에 달래는 시간도 가졌구요. =.=)

그때의 회의 상황은 모든 엔지니어가 본인이 선호하는 것만 이야기하고 다른 동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있었죠.
4명이서 1:1:1:1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모두 "내가 옳다."인거죠.

20분정도 중재하다가 크게 화를 내고 제가 가장 Reasonable한 하나를 정해서 회의를 종결시켰는데 나중에 팀원중에 한분이 1:1에서 제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본인은 Disagree and Commit(D&C) 을 한것 뿐이라구요. 팀원들도 모두 D&C를 한건데 너무 예민하신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리더십 원칙에 대한 정의를 화면에 띄워서 사례를 기반으로 조목조목 설명을 드렸어요.

Disagree and Commit은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틀은 비슷할거라고 생각해요.

1. 더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논쟁을 기반으로 Disagree를 해요.
2. Disagree는 근거(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시해요. 근거가 없는 것은 딴지에요. 지금 바로 근거를 제시할수 없으면 데이터를 찾아서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는건 괜찮아요.
3. 의사 결정된 것은 본인이 100% 납득(Commit)이 완료한 상태가 되서 그것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해요. 논의 자리에서 아무 말 없다가 시간이 흘러서 Commit할 수 없다고 하는건 좋지 않은 모습이에요.

저는 2, 3번이 잘 지켜지지 않은 D&C를 정말 많이 목격할 수 있었어요.
특히 저는 3번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동료는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아요. 이런 분들은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멀리합니다. 앞뒤가 다른 분들은 언젠가 꼭 탈이 나더라구요.

Disagree & Commit의 제일 핵심은 1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 좋은 솔루션을 제시하는 Disagree와 좋은 솔루션이라고 결정되서 실행할때는 Commit해서 솔루션을 적용해요.

리더십 원칙을 어떻게 하면 잘 실행하는가는 또 다른 영역이라서 이 포스팅에는 적지 않았어요.

AWS의 Leadership Principles를 읽다가 예전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 봅니다.

Thanks.
Hans 😎